오래 좋아한 가수의 활동

니나 나스타샤가 근래 들어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어 반갑다. 20년 넘게 좋아하고 있는데, 여전히 내 최애 가수인데 활동도 활발하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2월 초에도 새 앨범을 냈고 3월 초에도 4곡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 앨범 혹은 노래는 완전히 신보는 아니고 2000년대 발표했던 앨범의 수록곡 일부를 2010년대 초반 재편곡해서 녹음했던 곡이다. 그리고 나스타샤를 좋아한다면 알고 있겠지만 2010년대에 니나 나스타샤는 활동을 거의 안 했고, 혹은 개인적 상황으로 인해 완전히 침전된 시기였고 그래서 앨범을 아예 안 냈다. 나중에 알려지기로는 녹음된 음원도 많이 분실했다. 올해 내고 있는 작업물은 분실되었다고 생각한 음원을 우연히 찾았고 그것을 복원해서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편곡했고 그래서 낯설지만 2000년대의 나스타샤를 좋아한다면 여전히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게 적어봐야, 유튜브뮤직이든 애플뮤직이든 어디든 검색한다고 해서 니나 나스타샤의 신보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유튜브뮤직 기준으로 마지막 음반은 2022년에 멈춰있다. 그러니 올해 2월에 새 앨범이 나왔다는 말은, 뭐랄까 존재하지 않은 앨범이 존재하는 것처럼 지어내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올해만이 아니라 나스타샤는 2025년에 새로운 곡을 담은 신보를 발매했고 Jolie Laide의 신보도 발매했다. Jolie Laide의 신보는 유튜브뮤직에서 찾을 수 있는데 나스타샤의 신보는 찾을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한데 밴드캠프라는 플랫폼을 통해서만 유통하고 있기 때문이다(여기). 작년 신보를 밴드캠프로 냈을 때만 해도 뭔가 협약이 있었나보다 했는데 올해도 계속 밴드캠프로만 앨범을 공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정책과 관련해서 SNS에 쓴 글을 읽었다. 요약하면, 다른 스트리밍 사이트로 음원을 내는 것은 명성을 얻는데 도움을 주지만 너무 많은 명성은 손해를 주기도 한다고(you can die of exposure), 모든 것은 장단점이 있고, 자신은 간신히 버티고 있고, 팬들이 있어 나아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스타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감히 짐작할 수는 없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또 알 것 같았다. 그저 그냥 알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나는 꽤 오래 전부터 밴드캠프를 이용하고 있었으니 니나 나스타샤가 밴드캠프에서만 음원을 발매하는 것에 불만이 없다(뭐, 전혀 다른 플랫폼을 통해 음원을 냈다면 그것을 이용했겠지만). 밴드캠프도 나름 스트리밍 플랫폼처럼 이용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다양한 음원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컨텐츠에 비용을 지불하는데는 망설임이 덜한 편이기도 하고(옛날 미리 듣기 없이 CD를 구매하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디지털 음원만 발매해서 CD를 구매할 수 없는 게 그나마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랄까. 암튼 더 많이, 더 활발하게 활동해주면 좋겠다. 더 많은 음원을 계속 발매해주면 좋겠다.

독감

지난주 금요일 즈음부터 온몸이 아파서 동네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아 먹었다. 근데 계속 나빠지더니 월요일에 더 아파서 더 독한 약으로 처방 받아 먹었는데… 화요일 아침 출근하는데 온 몸에 열이 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그 전에도 열이 있는 기분이 들었지만 병원에서 체온을 재면 36.1도라 그냥 기분이겠거니 했는데 화욜에는 좀 많이 아파서 사무실에 가방을 두고 바로 앞에 있는 병원에 갔다. 그리고 혹시나 하며 독감 검사를 했는데… 독감 당첨! 네??? 예방접종했다고 안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예방접종 3번 맞고 2번인가 걸린 경험처럼 독감예방접종을 맞았지만 걸렸다.

격리하라는 말(의사가 격리권고 서류를 써준다고 해서 냉큼 받았다)에 그 길로 가방을 챙겨서 집으로 왔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금요일부터 뭔가 느낌이 안 좋아서 마스크를 하고 다녔다. 약국에서 약사 왈, 독감이 이미 끝난 줄 알았는데…라고 하며 타미플루를 줬고 암튼 그대로 집에 들어와서 할일을 어떻게든 하면서도 끙끙 앓았다. 나는 어디 아프면 목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데(알러지가 터지면 식도가 붓고, 감기 등이 오면 목이 완전히 나간다) 이번에도 목소리가 아예 안 나왔고 뭐 독감하면 예상할 수 있는 증상들이 있었다. 이 와중에 총회 준비를 해야했고 심사를 했고 뭐 이것저것을 했다. (투고 작업 중이던 논문을 나중으로 미뤘고 개인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그 와중에 딸기가 생각이 났는데 ㅋㅋㅋ 지난주에 동네 하나로마트에서 산 딸기가 특히 맛났다. 동네에 저렴한 과일 가게가 생겨서 자주 사먹는데(덕분에 새로운 알러지를 계속 확인 중이다) 그곳에서 파는 딸기보다 4배 비쌌다. 하나로마트가 좀 비싼 편이지만 딸기는 유난히 더 비싼 편이었는데 그럼에도 사먹을 수 있었던 이유는 농협상품권이 몇 장 생겨서 가능했다. 그런데 풍미와 쫀득함이 엄청났고 내가 알던 딸기는 딸기가 아니었나 싶은 정도였는데, 아픈 와중에 그 딸기가 생각이 났다. ㅋㅋㅋ

암튼 타미플루 덕분인지 이제야 좀 살아나고 있는데 얼추 10년 정도 전에 독감(?)에 걸려 꽤나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병원도 안 가고 그냥 일주일 정도 집에서 혼자 앓아 누웠다가 깨어났었다. 병원에 안 갔으니 독감인지는 사실 모르고 나중에야 그때 내가 독감이었겠다라고 추정할 뿐이었다. 암튼 온 몸이 두들려 맞은 듯 걸음 하나 옮기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다는 덜해서 뭐 다행이라면 다행. 병원에서 타미플루는 사흘 지나면 많이 완화될 거고 이후로 여파가 좀 있을건데 주사제를 맞으면 한방에 효과가 빠른데 9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금액을 듣고 타미플루를 선택했는데 주사 맞을 걸 그랬나라는 고민을 하기도 했다.

암튼 오랜 만에 독감에 걸려, 기록 삼아.

보리(고양이) 경과

조직검사를 했고 이를 위해 수술을 했다. 그리고 결과가 나왔는데, 처음엔 림포마/암을 예상했는데 암은 아니고 IBD, 염증성 장질환이라고 했다. 일단 암은 아니기에 안도해야 하는데 이게 간단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IBD는 2018년에 일주일 가량 입원하며 치료를 받았을 때도 나왔던 결과이기에 치료를 받은 이력있고 그래서 수월할 거 같은데 그동안 노화가 왔고 다른 칠병이 있었다. 췌장염이 심하게 있고 폐에 종양이 몇 개 발견되었다.

림포마로 예상했을 때는 폐에 발견된 종양을 암이 전이된 것으로 가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항암치료를 진행하면 되었다. 암 진단의 무거움과 별개로 치료 절차에 대한 판단은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장이 굳어가고 있는 증상이 IBD로 나오면서 폐에 나타난 종양을 추정할 수 있는 토대가 사라졌다. 그럼 폐에 나타난 종양은 무엇인가? 여기서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 바로 수술을 진행해서 종양을 제거하고 다시 조직검사를 한다. 의사 왈, 폐에 종양만 있었다면 바로 수술을 결정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폐에 있는 종양은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개인데다 췌장염과 IBD가 심각한 상태로 있었다. 그러니까 폐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 췌장염과 IBD가 있으며 노화가 오고 있는 보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이를 견딜 체력이 되는지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럼 선택지는? 일단 추이를 계속 지켜보기로 했다. 나중에는 훨씬 더 슬프고 고통스러운 결정을 해야 할 수 있다는 말을 미리 들었다.

그럼 IBD와 췌장염. 췌장염은 간단한 상황이 아닌데, 정상범위의 10배 이상의 수치를 찍고 있었고 계속 수치가 증가하고 있었다. 췌장 fPLI의 정상범위가 3.6이하라면 보리는 37인가 38을 넘은 상태였다. 수치로만 보면 상당히 심각한 상태여서 위험한 변수로 계속 언급되고 있었다. IBD를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는 것인데 이 제제를 사용하면 췌장염 수치가 더 올라가면서 당뇨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의사는 이것을 조심해야 하는 수준이 아니라 거의 확정적 인과 관계로 설명했는데 왜냐면 바로 이런 이유로 치료 방법이 어려워서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워했다. (이 과정에서 담당의사가 바뀌었다. 이제부터 내과전문의가 붙어야 해서 내과팀장이 왔는데, 2018년에 보리를 살려준 의사였다!) 하나의 증상에 가장 좋은 처방약이 다른 증상에 치명적일 때, 어떻게 처방해야 할까. 그래서 계속 추적관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고 좀 약한 방식으로 시작하자는 잠정결론을 내렸다.

또 다른 변수 혹은 의사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지점. 보리의 외견상 상태였는데, 각종 수치로만 보면 기력이 아예 없고 계속 토하고 설사를 해야 하는데, 과거와 같을 수는 없지만 활발했고 변 상태가 괜찮다. 구토의 경우, 작년 가을에 병원에 데려간 이유가 하루 동안 10번 정도 구토를 해서였는데(헤어볼을 토하거나 하면 3~4번 연달아 토하고는 했는데 그때는 헤어볼이 아니었고 느낌이 안 좋았다)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헤어볼 토하는 것 정도를 제하면 구토 자체도 별로 없었다. 그럼 약을 먹고 수치가 좋아진 결과여야 하는데 그때보다 지금 수치가 더 안 좋다. 혈액 검사를 통한 결과가 워낙 이상해서(모순된 결과가 있어서), 검사 기계 자체를 바꿔서 결과를 확인하기도 했지만 마찬가지였다. 모든 게 맞지 않다보니 의사들은 증상 발현이 잠재된 것으로 가정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모든 치료와 처방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암튼 일단은 그렇다. 지금은 봉합사를 제거했고 보리는 수술 부위를 계속 그루밍 중이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