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Chromebook 14 크롬북 사용기

지난 4월 중순 즈음 HP 크롬북 14를 구매했다. 그리고 넉 달의 시간이 지났다. 그 동안 사용한 느낌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사용하고 있는 기기는 http://goo.gl/wGy7Py
HP Chromebook 14
ㄱ. 크롬북이란.
윈도우나 맥, 리눅스 등에서 크롬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분이 있을 것이다(모른다면 그냥 인터넷을 하겠다고 클릭하는 e를 떠올려도 무방할 듯?). 바로 그 웹브라우저를 OS로 사용하는 노트북이다. 웹브라우저와 16기가 용량(실사용 9기가 정도?)의 하드드라이브가 있다. 크롬의 기본 컨셉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의 90%(어느 정도 과장)는 웹브라우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한다. 아울러 많은 것을 웹으로 처리하는 요즘 추세에 따라 웹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상황을 지향한다. 물론 아직은 모든 것을 웹으로 할 수 없지만 어지간한 것은 다 할 수 있다. 기본 웹서핑과 이메일, 문서작업(워드, 엑셀, PPT 등)은 기본이고 이미지 편집 등.
ㄴ. 구매경로+가격
아마존에서 몰테일의 배대지로 받은 다음 몰테일에서 한국으로 배송했다. 그 과정에서 배송료와 통관세금이 들어갔으니 총 비용은 35~40만 원 사이로 기억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는 크롬북은 기기에 따라 199달러부터 300달러대까지 다양하다. 대부분은 200~299달러 사이. 저렴하다면 저렴하고 무난하다면 무난한 가격. 물론 국내 티켓몬스터 같은 곳엔 OS 미설치 노트북을 30만원 안팎으로 팔고 있으니 선택은 각자의 몫.
ㄷ. 디자인
예쁘다. 예쁘다. 예쁘다.
크롬북을 본 사람은 모두 예쁘다는 반응을 했다. 주변 사람의 반응을 확인하기 전에 일단 내 맘에 든다. 단단한 느낌이면서 또한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디자인이다. HP 노트북을 처음 사용하는데 다음부턴 HP 노트북만 사용할 것 같다. 그 정도로 만듬새가 맘에 든다.
ㄹ. 사용시간
완전충전한 다음 얼추 8시간은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다. 8시간은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노트북 중에서 실제 8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내가 사용해본 제품은 그랬다. 그런데 크롬북은 정말 8시간 이상을 사용할 수 있다.
ㅁ. 키보드
-키보드 배열은 기존의 키보드와 다르다. 이른바 F1~F12를 비롯하여 윈도우에 익숙한 키보드엔 있을 법한 키는 없다. 캡션키 대신 검색 키가 있고 delete키도 없다. 한영전환은 alt+shift, 대문자는 shift를 누른 상태에서 하거나 alt+검색키, delete는 alt+backspace다. 처음 적응하기엔 어려울 수 있는데 적응하면 별 어려움이 없다. 불편하면 키의 기능을 변경할 수도 있으니 원하는 것으로 변경하면 된다.
-키감이 상당히 좋다. 많은 노트북을 사용해봤지만 지금까지 사용한 키 중에서 최상에 속한다. 알고 보니 HP가 키보드를 엄청 신경 쓰고 있어서 저가 상품의 노트북이라도 키감은 좋다고 한다.
ㅂ. 메모리RAM
현재 출시되는 크롬북의 메모리 용량은 2GB가 기본이다. 4GB는 몇 개 없다. 그래서 처음 구매할 때 좀 고민했다. 크롬 웹브라우저가 메모리 먹는 괴물로 알려져 있어서 8GB를 사용해도 노트북이 버벅거릴 때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16GB는 되어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그런데 2GB면 많이 버벅거려서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실제 사용하면서 100쪽이 넘는 구글독스 문서를 사용할 때도 쾌적했다. 그래서 이건 그냥 당연하겠거니 했다. 그런데 윈도우7과 우분투가 같이 깔려 있고, RAM 8GB인 노트북에서 50쪽이 넘는 문서를 작성할 때 상당한 버벅거림이 발생했다(E의 경험). 나야 윈도우에서 문서작업을 하지 않으니 몰랐던 일이라 그냥 크롬 탭을 많이 열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탭을 여럿 닫고 문서 작업을 했음에도 여전히 버벅거렸다. 글자를 입력해도 표시되는데 상당한 지연이 발생했다. 그래서 E에게 크롬북에서 100쪽 분량의 문서 작업을 권했고 이후 상당히 쾌적하게 작업하고 있다. 최근엔 E도 문서작업은 크롬북에서 할 정도.
이와 관련해서 추정은, 크롬OS와 하드웨어의 궁합이 잘 맞아서(이른바 최적화) 그럴 수도 있고, 크롬 웹브라우저가 사실은 가상OS에 웹브라우저를 돌리는 방식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암튼 2GB의 메모리지만 매우 쾌적하다.
ㅅ. 부팅시간
빠르다. 노트북을 열고 2~3초면 로그인 화면이 나온다. 종료할 때도 마찬가지. 비교하지만 TV를 켜는 것과 거의 비슷한 속도다. 그래서 부팅하느라 기다릴 필요가 거의 없다. 알게 모르게 매우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ㅇ. 영상보기
-유튜브, 구글뮤비 등 온라인 영상을 보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당연한가? 흐흐흐.
-구글드라이브에 영상을 업로드할 경우, 코덱 등 호환되는 영상은 웹에서 스트리밍으로 바로 볼 수 있다. 다음 영화 사이트에서 영화 파일을 구매하곤 하는데, 해당 파일을 구글 드라이브에서 업로드하면 일부는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다. mp4는 스트리밍을 지원하고, avi는 일부는 지원하고 일부는 지원을 안 한다. 차후 개선되려나…
-외장하드의 영상 역시 좀 가린다. 음성까지 지원하는 파일이 있고, 음성을 지원하지 않는 파일이 있다. 이것 역시 영상의 코덱 문제인 듯하다.
-이런 이유로 구글뮤비에서 영화를 구매하는 일이 늘었다. 이것이 구글의 의도겠지? 흐.
ㅈ. 결제
아마존, 아이허브 등 외국 사이트의 결제는 문제 없다. 당연하다. 국내 온라인쇼핑몰은? 안 된다. 이것이 매우 불편한 분도 있을 것이고 (리눅스나 맥 등을 사용하고 있어서) 별 어려움이 없는 분도 있을 듯하다. 그래서 국내 사이트 결제를 위한 여분의 노트북이 필요할 수도 있고, 스마트폰이 있다면 폰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ㅊ. 아래아한글 + 문서작업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아래아한글도 바로 열 수 없다. 크롬북은 웹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기 때문에 별도의 OS를 설치할 수 없다. 그래서 아래아한글을 설치할 수 없다. 편집을 포기한다면 다음 이메일이나 네이버 이메일로 아래아한글을 읽을 수는 있으니 내용을 확인하는데엔 (약간의 번거로움은 있어도) 어려움은 없다.
-문서작업은 기본적으로 구글 드라이브의 문서도구로 해결할 수 있다. 나로선 몇 년 전부터 구글 드라이브에서 모든 것을 작성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은 없다. 아래아한글, MS오피스의 워드 기능에 비하면 단순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필요한 기능은 다 있어서 불편하지 않은 수준이다. 노트북에서 작성하고 폰에서 수정할 수도 있으니 편하기도 하다. 물론 고급기능(?)이 꼭 필요하다면 많이 부족할 지도… 구글 드라이브에서 작성한 문서는 docx, pdf, txt 등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MS오피스 문서는 크롬웹에서 모두 열람하고 가볍게 편집할 수 있다.
ㅋ. 소감
매우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외장하드의 동영상 파일 중 일부를 제대로 볼 수 없는 문제가 좀 불만이지만 만족감이 불만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앞으로 노트북을 구매한다면 크롬북을 최우선으로 선택할 듯하다. 3년 정도에 한 번씩 새로운 크롬북을 구매해서 사용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윈도우 등 기존의 노트북이 있다면 서브노트북으로 사용하기에도 더없이 좋을 듯하다.

크롬북 사용기

크롬북을 구매했습니다. 크롬북이 뭐냐면, 인터넷을 사용할 때 사용하는 웹브라우저의 하나인 크롬을 OS로 만든 노트북입니다. 그러니까 크롬 웹브라우저만 사용할 수 있고, 필요한 모든 것은 웹에서 처리하는 노트북입니다. 모든 것이 웹에서 움직입니다. 당신이 윈도우 OS에서 사용하던 많은 프로그램을 크롬북에 설치할 수 없습니다. 웹브라우저에서 제공하는 것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제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법과 가장 잘 맞아서요.
제가 구매한 제품은 HP Chromebook 14 (Peach Coral)입니다. 가장 예쁜 아이지요. 후후.
실물 사진은 여기서 확인하시고요.
얼추 2년 정도 전부터 크롬북을 사고 싶어했습니다. 저랑 잘 맞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쉽게 살 수 없었습니다. 일단 크롬북은 미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엔 해외 사이트에서 결제할 수 있는 체크카드가 제게 없었습니다. 살 돈도 없었습니다. 대충 30만 원 정도(세금, 관세 등을 추가하면 조금 더 들지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2년 정도 바라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얼추 7개월 정도 전부터 크롬북을 사겠노라고 E에게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크롬북을 구매해도 큰 지장이 없는 여유 자금이 생겨서 일단 질렀습니다. 그리하여 여유 자금은 안녕~
크롬북을 며칠 사용하면서 든 느낌은 그냥 내 할 일을 한다는 느낌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웹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OS를 사용한다거나 웹브라우저를 사용한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노트북을 열면 몇 초 안에 자동으로 화면이 켜지면서 로그인 창이 나옵니다. 로그인하면 끝. 그 다음부턴 그냥 크롬 브라우저에서 이것저것 작업하면 됩니다. 글은 구글드라이브의 구글 문서도구로 쓰고, 여러 자료를 검색하고, 외국계 쇼핑몰이라면 그냥 결제하고. 뭐, 없습니다. 그냥 내가 할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느낌입니다. 묘한 게, 다른 컴퓨터를 사용할 때면 제가 웹브라우저를 사용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크롬북에선 웹브라우저를 사용한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그냥 내 할 일을 한다는 느낌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컴퓨터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웹서핑이나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보내는 사람을 위한 제품이란 기본 컨셉에 정말 충실합니다.
단, 아래아 한글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사람, 국내 쇼핑몰을 비롯해서 Active-X를 사용는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일이 많다면 비추입니다. 이 중 어느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불편하지 않냐고요? 전 이미 우분투 리눅스나 리눅스 민트를 사용하고 있는 걸요. 어차피 제겐 그 모든 게 안 되었기 때문에 불편한 거 없습니다. 다른 말로 외국에 계신다면 별다른 불편 없이 잘 사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국내에선 안 되는 게 좀 많지만요. 하지만 그런 걸 처리할 수 있는 보조 노트북이 있거나 그런 건 직장/학교에서만 처리한다는 태도로 산다면, 크롬북도 충분히 좋을 듯합니다.
지금 이 글도 크롬북으로 쓰고 있고요. 아무려나 이렇게 저는 갈 수록 구글 서비스에 종속되고…
(2012년에 구매한 태블릿이 많이 버벅거리고 있어서 새로운 넥서스 태블릿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 와중에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아니라 크롬OS로 만든 태블릿이 나올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쪽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