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건강 관련

낮에 빈둥거리다 뒤늦게 수업교제를 읽고 있다. 글은 재밌는데 중간에 조금 쉬고 싶다는 바람이 든다. 물론 낮에 빈둥거린 덕분에 쉴 여유 따위 없다. ㅠㅠ

D가 아프다는 글을 읽고 조금은 덜컥했다. 최소한 2000년부터 병원에 간 적 없지만 내가 건강하냐면 그건 잘 모르겠다. 지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진통제에 쩔어 있는 몸인지도 모른다. 크크 ;; 알러지성 비염과 편두통도 만성질환이라면, 어쨌거나 만성질환도 있다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딱 이 정도다. 비염과 편두통은, 그냥 평생 함께할 내 몸의 조건으로 받아들인지 오래다. 아니다. 어릴 때부터 비염과 편두통이 있었고 그때부터 이건 내 몸의 조건이라고, 나의 일부라고 여겼다. 색약이 내 몸의 일부 듯. 오히려 편두통과 비염을 질병으로 이해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비교적 최근에야 이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질병혐오라서가 아니라, 오랜 세월 함께한 내 삶과 몸의 조건이라 질병으로 이해할 이유가 없었다. 근데 만약 몸의 다른 곳에서 어떤 징후나 증상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 대충 며칠 버티다가 또 그냥 낸 몸의 조건이라고 여기며 살아가겠지? 적잖은 사람들이 내가 예민하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상당히 설렁설렁, 무덤덤하게 산다. 많은 상황에서 포기도 빠르다(몇 영역이 문제일 뿐.. ;;).
D가 아프다고, 운동이 최고라고 하지만 난 역시 숨쉬기 운동이 유일할 듯하다. 흐흐. 그래도 지난 달에 대충 60km 정도 걸었으니 움직이긴 했다. 이게 운동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이동 중에 걸은 것이지만. 크크.
날이 추워지고 있어서 좋다. 조금만 더 추워진다면 더 좋을텐데. 물론 길고양이는 걱정이다.
암튼 낮에 빈둥거린 대가를 치르고 있는 이 시간, 넥서스7으로 블로깅을 하고 있다. 크크

[고양이] 비염(유근피, 죽염), 고양이

01
요즘 비염이 심해서 비염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보름 가까이 비염을 앓고 있으니 당연지사.
유근피를 열흘 정도 마시고 있다. 주문하기 전 ‘유근피’로 검색해서 사용 후기를 여럿 살폈다. 많은 경우 이틀 정도 마시면 코가 뻥, 뚫렸다고 한다. 이걸 기대하고 주문했다. 그 결과는? 아직이다. 워낙 비염이 심한 시기라 그렇다고 믿었다. 마시기 전보다 더 심해질 수도 있는데 유근피 덕에 지금 정도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난 금요일 비염이 매우 심하게 터졌다. 그날 난 이런저런 일정을 다 취소하고 집에서 뻗었다. 꼭 해야 하는 일도 있었는데 포기했다.
어쩌면 내게만 유근피 효과가 없는 건지도 모른다. 혹은 액기스를 주문할 것이 아니라 직접 달여 먹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아무려나 아직도 비염은 진행형. 코를 풀면 피가 묻어나옴~~ 룰루랄라.
02
금요일에 비염이 심하게 터지고 토요일 좀 진정되고 일요일 다시 심하게 터지려고 했다. 난 죽염을 코로 흡입했다. 영화에서 마약을 코로 흡입하듯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정말 별천지를 볼 거 같아 참았다. 물에 희석해서 코를 세척했다. 당분간은 코세척을 병행할 예정이다. 뻥, 뚫리진 않지만 진정 효과는 있는 듯. 물론 며칠 더 확인해야 알 수 있는 문제다. 비용과 수고를 따지면 죽염이 더 좋은 듯. 크크. ;;;
그러고 보면 죽염을 물에 희석해서 코를 세척하면 비염에 효과가 있다는 말을 15년 전 즈음 들은 듯하다. 물론 세척 기간은 2~3년이라고 했나… -_-;;
03
요즘 리카가 밥을 잘 안 먹는다. 봄 타나? 털갈이 시기라서 그런가?
리카는 작년 이때도 밥을 잘 안 먹었다. 그땐 출산하고 두어 달 정도 지난 시기였는데 비쩍 마른 몸으로 육아를 했다. 육아로 힘들어 밥을 잘 안 먹는다고 믿었다. 뭔가를 시원시원하게 먹길 바랐지만 너무 마른 모습에 속상해서 이런저런 방안을 찾기도 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자 밥을 잘 먹고 보기 좋게 살도 올랐다. 그런데 다시 밥을 잘 안 먹는다. 여름을 타는 것인지, 이 시기를 타는 것인지 헷갈린다. 아미캣을 줘도 저녁엔 곧잘 먹는데 아침엔 통 안 먹는다. 음… 설마 어디 아픈 건 아니겠지?
04
리카가 입이 짧은 요즘, 슬슬 건강검진을 고민하고 있다. 리카의 건강 상태도 확인하고 바람의 결석도 확인할 겸 병원에 데려갈까를 고민하고 있다. 특별히 어디 아픈 곳은 없는 듯한데 굳이 병원에 갈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걱정이다. 고양이랑 동거한지 이제 1년 조금 넘은 처지라 누군가에게 확인받고 싶은 심정이랄까.
그런데 이런 나의 심정이 아이러니하다. 지난 주말까지 수정해서 넘긴 원고엔 개인의 건강을 의사가 결정하는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이 있다. 의학이 개인의 건강을 결정하는 유일한 권력이란 점을 비판했다. 글에도 부연했지만 이런 점을 비판하는 것과 동거묘의 건강을 걱정하는 것은 미묘하게 다른 문제다. 내 목숨이 아니라서 내 임의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내가 리카와 바람에게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권력은 둘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뿐이다.
05
바람은? 발라당, 발라당, 아흥♡
근데 바람은 리카와 다른 종인 것만 같다. 근거는 없다. 그냥 요즘 들어 막연하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고양이] 리카와 바람 일기: 화장실하이, 건강

01
화장실하이라는 게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고양이는 화장실에만 갔다 오면 기분이 고조되는 경향이 있다. 고양이마다 고조된 기분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르다. 바람은 그나마 얌전한 편이다. 평소엔 정말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한다.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이리 우다다, 저리 우다다. 하지만 화장실에 갔다 오면 그냥 조용한 편이다. 반면 리카는 정말 정신없다. 평소엔 어떤 일에도 무심한 편이다. 얌전하고 조용하고 세상에 이렇게 순한 고양이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화장실만 갔다 오면, 우다다 달린다. 세탁기 위로 뛰어올라갔다가, 방과 부엌에서 우다다 달렸다가, 창턱으로 올라가 창틀을 박박 긁었다가.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면서도 우다다 달린다. 살짝 무서울 정도다.
근데 리카가 달리면 바람도 덩달아 달린다. -_-;; 둘이 우다다 달리면 파장이 크다. 어느 정도냐면, 무거운 겨울 이불을 바닥에 떨어뜨릴 정도. 아놔…
02
길에서 집으로 들어온 고양이는 건강하다는 말, 사실인지도 모른다. 아주 어릴 때말고 길에서 몇 달 살다가 집으로 들어온 경우엔 더욱 그러한 듯하다.
엄마고양이 리카는 늘 건강하다. 성격이 참 순해 집이 아니면 길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때도 많다. 바람이 리카를 괴롭히면, 리카는 화를 내지면 결코 때리지 않는다. 그냥 위협만 한다. 위협이 안 먹히면 우에엥, 울면서 자리를 피한다. 이런 모습을 보며 길에서 살았다면 힘들었겠다 싶지만, 어디 아픈 곳 없으니 길에서도 잘 살았겠다 싶기도 하다. 아니, 태생이 건강하여 길에서 살아 남은 것일까?
이제 아홉 달인 바람은 발랄한 고양이다. 더 어릴 때부터 엄마와 싸웠고, 싸움에도 쉽게 밀리지 않았다. 한 성격한달까? 흐. 자기보다 덩치가 큰 고양이(=리카)에게도 이기려 드니, 길에서도 잘 살았을 거 같다. 하지만 길에서 태어나 살았다면 벌써 운명을 달리했으리라. 다름 아니라 결석때문이다. 방광결석으로 다섯 달일 때 병원에 갔다 온 적이 있다. 그나마 집에서 사니 어느 정도 치료할 수 있었지, 길이라면? 결석을 예방하거나 치료에 효과를 보려면 물을 많이 먹어야 한다. 하지만 길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것이 물이다. 많은 길고양이가 물이 적어 고생하잖은가. 그러니 바람이 길에서 살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하고 싶지 않다.
부디, 두 아이 모두 죽을 때까지 어디 아프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