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포기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할 때였다. 무려 12년만에 니나 나스타샤 신보가 발매되었다!!!!!!! 행복하고 슬프다.

나스타샤는 여전하고 새롭다. 25년을 함께 한 파트너이자 매니저와 헤어졌고, 헤어진 다음날 그 파트너는 자살을 했다. 그 파트너이자 매니저와 함께 하는 동안 나스타샤는 정신병을 알았고 학대를 겪었고 사기도 당했다. 그럼에도 파트너/매니저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꼈고 동시에 새롭게 시작할 가능성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앨범은 그 감정이 담겨 있다. 우울하고 힘들고 슬프지만 또한 마냥 침잠하지는 않는다.

발매를 알게 된 직후부터 몇 시간을 무한반복으로 듣고 있다. 나와 주파수가 가장 잘 맞는 가수의 신보가 12년에 나와 기쁘다.


2022/08/14 21:24 2022/08/14 21:24
자궁내막증과 관련한 영상을 몇 개 보았는데... 흥미로운 것은 의사에 따라 자궁내막종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있지만, 전공에 따라서도 태도의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일단 자궁내막증을 말하는 대다수의 의사는 임신 가능성, 환자의 임신에 대한 의지를 중요한 치료 변수로 다룬다. 40대가 넘어가면 자궁내막종 제거 수술을 빠르게 결정하지만, 임신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 약물로 어떻게든 버티거나 하는 식이다. 이것에 대한 가장 극명한 반응은, 20대가 자궁내막종을 제거하는 김에 자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난소와 자궁을 미리 절제할 것을 요구했었다는 한 의사의 이야기에, 대단히 곤란해하고 그럴 수는 없다는 단호한 다른 의사의 반응이었다. 자궁내막증은 임신과 연결되고, 이것은 여성의 존재 가능성과 연결해서 계속해서 말하는 태도에서 몸의 의미는 질병으로 해석되지 않음을 다시 확인한다.

그런데 부인종양 전공의와 생식내분비 전공의의 반응 차이도 있었는데, 부인종양 전공의는 자궁내막종 등이 발견되면 종양을 가장 먼저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춘다고 했고, 생식내분비 전공의는 어떻게든 난소의 기능을 살리는 방향으로(그래서 여차하면 수술을 미루는 방향으로) 조치를 취한다는 점이었다. 전공에 따라 신체 기관, 그리고 종양을 이해하는 태도의 차이는 몸과 신체 기관, 질병 등을 이해하는 태도가 의학이라는 틀로 단일하지 않으며, 의학적 진실, 생물학적으로 고정된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말해준다. 만약 종양에 대한 이해가 동일하다면 왜 부인종양 전공과 생식내분비 전공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겠는가.

물론 나는 이 모든 영상을 보는 내내 편하지가 않고, 정작 내가 알고 싶은 이런 저런 정보는 아직 못 찾고 있다.

다만 아차 싶었던 것은,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고 슬펐던 것은, 자궁내막종이 있을 경우 생리통이 심하다는 점인데, 생리통 자체는 사람에 따라 편차가 크니까 생리통 자체가 자궁내막종의 신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자궁내막종이 있다면, 찌르는 듯한 관상통 형태를 띤다는 점이었다. 찌르는 듯한 통증이란 설명에 아차 싶었다. 이게 슬펐다.

또한 새롭게 알게 된 점은, 생리 기간에 피를 토하거나 한다면 그것도 자궁내막증의 한 형태일 수 있다는 점이다. 자궁내막종이 폐나 코 점막에 발생하기도 한다고... 생리 기간에 다른 부위에서도 피가 난다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하지만 이것은 달리 말해 자궁내막증은 아직 그 발생 원인을 모른다고. 그저 추정만 한다고...


2022/05/30 22:17 2022/05/30 22:17
2022 제14회 성소수자인권포럼에 다녀왔다. 지난주에 진행한 행사인데 이제야 행사에 참여한 뒤 든 고민을 짧게 기록하면...


ㄱ.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인권포럼 자체가 반가웠다. 그래서 모든 일정을 포기하고 다녀왔다. 즐거웠고 좋은 자리였다. 무엇보다 참가자 상당수가 처음 보는 분들이라 더 반가웠다. 계속해서 익숙한 사람들을 보는 것보다,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것은 고인물로 정체되지 않는다는 의미니까. 비록 오래 활동한 이들을 만날 수 없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슬픈 일이지만, 그럼에도 하나의 커뮤니티 혹은 운동 지형에서 새로운 사람이 늘어난다는 일은 좋은 일이라고 믿는다.


ㄴ.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고민은 언어와 시간이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총 3가지 언어가 동시에 등장했다. 구어, 수어, 문자통역. 유튜브 중계에도, 현장에서도 세 가지 언어가 동시에 사용되었다. 몇 년 전 인권포럼에서 문자통역이 처음으로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그때는 여러 논란이 있었다.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는가, 그리고 발표자가 적당한 속도로 발언을 하는가가 중요한 의제로 등장했다. 발표자가 지나치게 빨리 말하면 문자로 통역하기 힘들고 그럴 경우 어떤 사람들은 내용을 알 수 없게 된다. 그 문제로 인해 얼마간의 논란이 있었다고 기억한다. (당시 말을 빨리한 1인으로써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제 행사는 말의 속도를 느리게 혹은 빠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 규범이 되었다. 이번 인권포럼에서 발표자의 말하기 속도가 조금이라도 빨라지면 사회자는 곧바로 속도를 늦추라고 요구했고, 발표자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노력했다. 이 속도는 자막통역에 필요한 속도이기도 하고, 수어 통역에 필요한 속도이기도 했다. 그런데 수어 통역을 하시는 4분 중 한 분이 계속해서 발표자의 발표를 중단시키고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담당 수어 통역자는 담당하는 모든 발표자의 발언을 중단시키고 내용을 확인한 뒤에 수어 통역을 했고, 발표자는 그 이후에야 발언을 진행했는데...

이 장면을 보며, 구어와 수어의 문장 체계, 동시통역의 어려움 등이 동시에 떠올랐다. 수어가 자모를 하나하나 찍어주는 통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구어의 내용이 충분히 이해되지 않으면 수어로 통역하기 어렵고 이것은 다른 구어(영어, 말레이어 등)로 통역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구어 발표자는 어떤 식으로 발표 내용과 문장을 만들어야 할까.

여기서 든 또 다른 고민은, 세 가지 다른 언어를 동시에 송출하는 행사하면 발표 시간을 좀 더 충분히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동시 통역이 아니라 순차 통역의 경우, 행사 시간이 1시간이라면 실제 발표자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30분이 안 된다. 순차 통역에 필요한 시간, 통역자가 해당 발언을 이해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구어 발표자가 충분히 발언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많은 시간이 배분되어야 하는데, 이번 행사에서 이 고민이 떠올랐다. 자막통역은 늘 실시간 통역 같고, 수어 통역도 마치 실시간 통역이 가능할 것 같아서, 시간 배분이 기존의 행사에서 배분하는 방식과 같아도 괜찮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20분의 발언 시간이 주어진다면, 세 가지 언어가 동시에 사용될 때 실제 발언 시간은 그보다 훨씬 짧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발언자의 내용과 문장이 매우 매우 정확하지 않으면 통역자는 그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고, 그러다보면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발언자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싶었다. 내용이 분명해야 하고, 문장은 간결해야 하고... 사실 이 지점에서 내가 발표자가 아니라 참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호호... 나는 엉킨 문장으로 말을 하는 편이라 문맥상으로 이해해야 할 때가 많다보니, 수어통역자가 통역을 못 하겠다 싶어서... 호호... ;;;;;;;;;;;;;;;; 앞으로 문장을 더 간결하게 만들도록 노력해야겠다 싶네.

아무려나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행사라고 해도, 언어의 종류가 다양하다면 시간 배분도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는 게, 이번 인권포럼에서 배운 나의 교훈이다. 언어의 속도, 언어의 시간성을 새롭게 이해해야 하고 이 감각을 새로운 인권 규범으로 만들어야겠다 싶고. 무엇보다 구어가 당연하고 구어가 언어와 표현의 기본값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면, 구어 발표자는 문장을 더 많이 고민해야 하겠다 싶고... 크게 반성합니다... ;ㅅ;


ㄴ-1
이렇게만 적으면 발표자의 발표 내용에서 교훈이 없었다는 의미는 아니고. 오랜만에 인권포럼에서 배울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내용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다시 예전처럼 2박 3일의 큰 행사로 진행되길 바라고.


ㄴ-2
오전 발표자 중 한 분이 30대만 되어도 회원 모임에 안 나오고(시위 현장에는 나오는데 행사에는 안 온다고), 그래서 인권포럼에도 40대 넘어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하셔서... "저요! 저 제1회 인권포럼부터 참여했어요!!"라고 손들고 말하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ㅋㅋㅋㅋㅋ 잘 참았어... ㅋㅋㅋ


ㄷ.
이번 행사를 단 네 분이 기획했다는 걸 보고... 진짜 고생 많으셨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런데 인권포럼 기획자 중 일부 혹은 전부는 아이다호 행사를 기획, 준비했고, 차별금지법 대응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이다. 제발 오래오래 살아남기만 바랄 뿐이다.



2022/05/28 14:15 2022/05/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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