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지금보다 더 위급한 느낌으로 다가왔을 때, 하지만 지금보다 확진자가 더 적었던 그때 K방역은 국뽕의 선두에 있었다. 서구 선진국이라 불리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방역 체계, 그리고 대량 생산되고 있던 진단키트와 마스크는 K방역의 상징이었다. 이에 대한 서구 사회의 상찬은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에 소개되었다.

진단키트와 마스크의 효과를 폄하할 이유는 없다. 그것은 분명 큰 도움이 되었고 많은 생명을 살리는데 직간접적으로 역할을 했다. 그러니 국뽕을 빼도 그 효과와 성과를 무시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지금은 K방산이다. 한국에서 생산한 전차 등이 유럽 등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며 몇 조 원의 계약을 맺었다, 어떻게 한국은 방산 강국이 되었나를 소개하는 기사는 훨씬 심란하고 괴롭다. 이것은 명백하게 러시아 침략 전쟁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자국의 이해와 맞물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적극 지원하고 있고 그렇게 빈 전력을 한국 기업이 생산한 무기로 채우고 있다. 호주도 계약을 했다, 중동 지역 몇몇 나라도 계약을 할 수 있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지속적 침략에 대항해야 하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무기는 필요하다. 이것은 생존 투쟁에 있어 중요한 도구다. 그리고 한국 방산업체의 무기가 간접적으로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을 나쁘다고 할 수 없겠지. 그럼에도 전쟁 무기 생산, 살상 무기 생산 강국이라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워할 일일까. 지금은 저항 행위에 지원되겠지만 언젠가는 민중 봉기와 민주화를 외치는 시민 사회를 향해 사용될 수도 있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외국 여러 나라에서 시위 진압용으로 쓰이는 최류탄이 한국 기업이 생산한 것이다. 이걸로 종종 비판하는 기사가 나온다. 마찬가지다. 지금은 K방산이 유용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누군가를 학살하는 용도일 때도 유용할까. K방산의 성과라고 말할 수 있을까. 더구나 전쟁 수혜처럼 말해질 때 그것은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이지 않을까. 아니 부끄러워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이렇게 자랑하고 K방산이라 부르며 좋아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 어떤 좋은 일은 떠들어도 좋겠지만 어떤 일은 해당 산업 종사자에게 의미있는 성과일 때에도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논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어쨌거나 목숨이 달린 일이고, 방산 산업 종사자도 전쟁을 예방하고 대비하기 위해서 개발했지 전쟁으로 이득을 보고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곳에 계신 분들은 훨씬 심란한 마음이지 않을까.

요즘 들어 방산과 관련한 한없이 긍정하는 기사를 읽을 때마다 심란하다.


2022/09/04 17:02 2022/09/0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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