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새해가 되었으니 올해는 1일 1블로깅을 해볼까라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이런 것은 생각이나 계획을 세우기 전에 일단 실천부터 하고 '이런 계획이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맞는 듯...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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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블로그는 참 오래 전에 혁신적인 플랫폼이었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사용하지만(구글링하면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의 결과가 상당히 많이 나오니), 어쩐지 매우 낡은 플랫폼이란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곳의 설치 프로그램도 매우 오래된 것이라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낡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은 내게 가장 익숙한 매체이기 때문이리라. 모든 곳이 사라져도 이곳만은 남으리라는 고민으로 만들었고, 그래서 유지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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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봄이 오면 이곳의 도메인과 호스팅을 연장해야 하는데, 연장할 때마다 이번에는 그만할까라는 고민을 습관처럼 한다. 물론 결국 이번만은 한 번 더 결제한다는 마음으로 연장을 하지만, 생각보다 비용도 은근 부담이라 나는 왜 이곳을 연장하고 있나 싶을 때가 많다. 왜 연장하고 있지? 그럼에도 아직은 이곳을 중단시키지 않은 일이 살면서 그나마 잘한 일이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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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어떤 일상의 소소함을 쓰고 싶을 때면, 블로그보다 SNS 계정이 있으면 편하겠다 싶을 때가 있다. 매우 간결하게 쓰고 싶은 내용인데, 그럴 때면 블로깅은 좀 부담스럽달까. 그렇게 쓰지 않고 증발한 글들이 많지만 어쩌겠나, 그렇게 증발할 글이었겠지. 그럼에도 SNS를 이용하지 않아 다행이다 싶을 때가 많다. 그냥 이곳은,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흘러가는 곳이 아니라, 산중 어딘가 숨겨진 작은 움막 같은 느낌이라 편해서다. 그냥 내가 편해서다. 어디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고(그럼에도 웹으로 연결되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로 남아 있다는 느낌, 나는 이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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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이상한 이야기인데, 나는 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 뒤, 아는 사람 누구 한 명 없을(혹은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 한 명과)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이것은 아주아주 오래 전부터 품었던 간절한 바람인, 그냥 어느날 문득 증발하면 좋겠다는 욕망,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사라지면 좋겠다는 욕망의 또 다른 판본이겠지. 한때는 봄이 올 때마다 이런 욕망이 매우 간절해서 삶이 좀 더 위태로웠고, 지금은 봄이 온다고 해서 꼭 이런 욕망에 휘감기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쑥불쑥 증발하거나 휘발하고 싶은 욕망을 떨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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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었으나 새해 소망이나 계획 같은 건 언제나 그렇듯 따로 없다. 그저, 냥이들이 병원 한 번 안 가는 일상이면 좋겠다.



2022/01/01 21:10 2022/01/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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