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미묘한 변화

주말마다 부산에 가기 시작하면서 일상이 많이 바뀌었다. 일단 세미나를 모두 중단했다. 다른 사람들은 참여하고 있지만 나는 6월 말까지 빠지는 것으로. 보통 주말에 수업 자료를 읽었는데 주말에 부산에 가다보니 시간이 빠듯하다.

시간의 빠듯함은 얼추 열흘 정도 공부에서 손을 놓고 지내면서 발생한 문제기도 하다. 고인을 보내느라 일주일 정도 부산에 있었다. 그 이후로도 정신을 차리는데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아울러 마감해야 하는 원고도 있어 정신이 더 없었다. 그렇게 열흘 정도 시간이 흐르자 공부 일정이 모두 꼬였다.
학기의 반이 지난 지금 기말 페이퍼 시간이 돌아왔다. 주제는 있는데 참고 문헌은 충분히 읽지 않았고 아이디어를 구현할 방법론이 모호하다. 재밌는 글, 내가 원하는 글을 쓰고 싶은데 그럴 수 있을는지…
애도의 시간을 가지기엔 일상이 바쁘다. 읽어야 할 논문과 책이 쌓여 있다. 그래서 다행이다. 바쁘지 않았다면, 그래서 늘어져있다면 더 괴로웠으리라. 바빠서 다행이다. 애도 역시 자신을 돌아보고 또 돌보는 시간이지만, 다른 방식으로 나를 돌아보고 또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 다행이다.
끊임없이 날 챙겨주는 이들이 고맙다. 보답하는 길은 좋은 글을 쓰는 것,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인데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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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기약하지 말 것. 그냥 현재만 믿을 것. 현재에 최선을 다할 것.

2 thoughts on “일상의 미묘한 변화

  1. 바쁘셔서 다행이에요 정말. 바쁘시면 슬픈일은 잠시나마 잊으실 수 있을테니까요.
    바쁘게 시간을 보내면, 시간이 흐르는 사이에 어느정도 상처가 아물지 않을까요.

    1. 맞아요. 분주한 일상이 슬픔을 누르면서 조금은 다행이다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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